한국군의 자살·폭행·사망 사고
“군종 역할 중요해”
‘윤모(20) 일병 폭행사망사건’으로 주목받고 있는 군대 내 군종 역할을 두고, 군 사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군종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주한 美8군 군종참모 토마스 위틀리(54) 대령은 한국군의 잇따른 자살·폭행·사망 사고에 대한 해결책으로
군종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군종의 기본임무는 병사와 함께 하는 것”이며 “군종과 장병들이 함께 머무는
시간이 많을수록 문제가 있는 경우 알아차리기 쉽기 때문에 사고가 줄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군의 경우 “신체건강과 영적상태, 감정, 군내관계, 가족으로 나누어 5개 분야의 건강성이
충족되는지 확인한다”고 설명하고 “영적 건강에 있어서는 군종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군종 장교와 더불어 군종병을 함께 선발해 배치하는 일도 중요하다”며 “사병들과 함께 훈련받고 생활하는
군종병이 병영생활의 충실한 ‘모니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출범한 미래군선교네트워크는 현재 연대중심으로 배치돼 활동 중인 군종의 활동반경을 확대하고
군종인력을 재배치해, ‘대대급교회’를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군종 출신인 윤병국
미래군선교네트워크 사무총장은 “현재 복무 중인 군 병력들의 주 생활 공간이 대대급 부대”라며 “대대급
부대 안에서의 교회사역이 얼마나 내실 있게 이뤄지느냐가 병영문화개선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MEAK)에 따르면 현재 1000개 정도인 군인교회 가운데 4분의 3정도를 차지하는
대대교회에는 군종이 아닌 민간이 출신 목사·전도사·군선교사가 전임 또는 겸임으로 섬기고 있다. 미군과 한국의
육군 병력 규모는 각각 52만 명과 50만 명 선으로 비슷하지만, 군종 수는 1600여명과 500여명으로 한국군이
현저히 적다.
윤 사무총장은 특히 “군종이나 군선교사가 효과적으로 사역하기 위해서는 먼저 장병들과 깊은 신뢰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군에서 도입 중인 장병 전문상담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군종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상담사가 다루기 힘든 영적 갈급함에 성경말씀과 기도로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군종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군은 최근 보호·관심 사병이 점점 중가하면서 이들의 부대적응과 병영생활을 돕기 위해 전방 부대를 중심으로
민간인 출신의 전문상담사를 늘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