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기독교로 개종한 여성에 채찍질 사형선고
국제적 비난에 2개월 후 석방
이슬람 율법에 따른 간통죄와 배교혐의 등으로 100대의 태형과 채찍질 사형을 선고를 받았던 수단 여성이
7월 31일 국제적인 도움을 받아 미국으로 망명했다.
지난 4월30일 수단법원은 기독교 신앙을 가진 메리암 아브라힘(27)에게 배교혐의로 100대의 태형과
사형선고를 내렸다. 수단에서 태어난 메리암은 현지 이슬람법에 따라 태어나면서부터 아버지와 같은 무슬림으로
종교가 정해졌으며, 이 때문에 자라면서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기독교인이 되었음에도 이슬람 율법에 따른
정신적 간통죄 등으로 법적 최고형을 선고 받았다. 아버지가 가족을 버린 이후로 메리암은 어머니에게서
기독교적 교육을 받고 자랐다.
구속당시 임신 8개월 이였던 메리암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의연하게 받아들였다. 남편인 다니엘은
“아내는 매우 강한 여성이다. 나보다 더 강하다. 그들이 사형선고를 내렸을 때 나는 눈물을 쏟으며 좌절했지만
메리암은 의연했다”고 전했다. 수단법원이 4일 이내에 이슬람으로 재개종하면 사형을 면제한다고 판결했지만,
메리암은 “만약 나를 처형할 것이라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는 살기 위해 기독교 신앙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엠네스티 등 국제사회가 비인도적이고 종교탄압적인 판결에 항의하며 메리암의 사형 선고를 철회하라고
요구하자 수단 정부는 옥중 출산한 그녀가 딸을 키울 수 있도록 2년간 형 집행을 유예했다.
하지만 100대의 태형은 출산 뒤 반드시 집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옥중 출산이 알려지면서 국제사회가 더욱
분노했고, 수단 주재 미국,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대사들이 모든 수단 국민의 종교의 자유를 보호해 주기를
바란다는 성명을 내었다. 이어지는 탄원에 항소법원은 사형선고를 내린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판결했다.
석방을 위해 기도운동을 이끌어 온 미국 오픈도어즈의 데이빗 커리 회장은 “메리암이 자유를 되찾았다는
소식은 그를 위해 예수님 앞에 나아가 기도해 온 수많은 세계 교인들의 기도의 응답”이라고 기쁨을 전했다.
수단은 지난 6월 대법원에서 그녀에 대한 사형선고를 기각한 이후에도 출국을 금지하려 했지만 이들은
수도 하르툼에 있는 미국 대사관으로 피신한 후 망명을 신청했다.
로마에서 미국행을 기다리며 영국가디언 등 외신들과 가진 최근 인터뷰에서 메리암은 감옥에서 출산할 당시
두 다리를 한 데 묶은 사슬족쇄를 풀어주지 않아 두 다리를 벌릴 수 없었고, 이로 인해 새로 태어난 아기 마야가
장애증세를 보이고 있어 나중에 걸을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수단은 오픈도어선교회가 매년 발표하는 박해국가순위 11위를 기록했다. 오픈도어스는
“수단 정부 지도자들은 주로 급진주의적 성향의 이슬람주의자들로 이 나라에서는 기독교인들에 대한 살해,
공격, 약탈, 체포, 강제 결혼 등의 박해 사건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